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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송선인가, 유람선인가?

- 수송선인가, 유람선인가? -

데이비드 플랫이 쓴 래디컬(2011, 두란노)이란 책에서 사명을 잊어버린 신자와 교회에 대해서 이야기하다가 미 해군 수송선 <SS United States>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세계 2차 대전이 끝나가는 1940년대 말, 미국 정부는 960억을 들여 수송선 건조를 발주하였습니다. 전쟁을 대비하여서 한 번에 15천 명 정도의 병력을 신속하게 수송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1952년에 완성된 이 수송선은 연료와 보급품을 공급받지 않고 1km 이상 항해할 수 있고 최고 속력도 44노트(시속55km)나 되었습니다. 열흘 남짓이면 세계 어느 곳이든 갈 수 있는 대단한 수송선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수송선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때에 잠시 대기한 것을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해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대신 이 함정은 퇴역할 때까지 17년 동안 대통령과 주지사들을 포함해서 다양한 저명인사들을 태우는 호화 유람선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전시에 15천 명의 병력과 무기를 수송하는 대신 대서양 연안을 여행하는 부자들의 허영심을 채우는 수단으로 사용되었을 뿐입니다.

플랫은 이 미 해군의 초대형 수송선이었던 <SS United States>가 마치 오늘날 교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이 수송선이 수송선에서 호화 유람선으로 목적이 변질된 것처럼, 교회의 목적도 변질된 것 같다는 겁니다. 영혼을 구원하는 전투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주는 위안을 편안하게 즐기는 데 몰두하는 것 같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렇게 쓴 소리를 합니다. ‘아무런 위험도 없이 안전하고 평탄하고 편안한 삶을 살고 싶으면 예수님을 떠나는 것이 좋다. 주님과 누리는 교제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삶을 위협하는 요소들도 점점 커지기 마련이다. 뒷짐 지고 물러서서 그리스도와 가벼운 교제만 나누며 기계적으로 교회에 드나드는 신자가 허다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렇게 신앙생활을 하면, 안전할 뿐만 아니라 세상의 미움을 사지도 않기 때문이다. 성공신화를 좇는 기독교는 세상과 충돌할 일이 없다.’ 결국 본질로 돌아가자는 소립니다. 신자가 신자 되고 교회가 교회 되자는 말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신앙생활에 제약을 받고 있는 이때에 우리가 신자로서 주님과 깊은 교제를 하고, 교회공동체의 하늘 가족들과 서로 사랑하며, 영혼 구원하여 제자를 만드는 사명을 어떻게 제대로 감당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우선 방향 점검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내가 지향하고 있는 게 수송선인지, 아니면 유람선인지 살펴야 하겠습니다. 그러면 코로나 속에서도 주님께서 기뻐하시고 원하시는 신자로서, 그리고 교회로서 주님과 동행하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도 신약교회의 성도들과 교회처럼 하나님의 구속사를 펼쳐가는 주역들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조상현 목사-